로하스라이프 2017. 5. 22. 20:34

샌드백


엊그제 복싱장 처음 온 초보생

스트레칭, 줄넘기, 스텝 연습이 살짝 싫증난다.

글러브도 없는 맨손으로 

샌드백을 톡톡 쳐 본다.

"야! 귀찮아 --"


한달쯤 온 머슴애

폼나게 글러브 처음 껴 봤다.

몸의 힘을 실어 치라는

관장님 말씀이

이해는 되지만

몸이 말을 안들어 틱. 틱.

"야! 간지러워 --"


두달쯤 지나니

요령없이 힘만 빡. 들어가

쳐야 되는데 밀고있다.

샌드백이 시계추가 되었다.

"아 - 어지러워 --"

상체에 힘을 실어

뒷다리를 튼튼한 지지대 삼아

허리를 돌려 친다

잽!훅!  잽!훅

이제 좀 복싱하는 맛을 알겠다.

"어쭈! 소리가 찰진데--"


오랜만에 관장님 글러브 끼신다.

"워메. 난 오늘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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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관 회원이신 만숙님이 선물해주신 시다.


샌드백을 의인화 하시다니..ㅎㅎ


시를 읽고 샌드백을 가만히 안아주면 작게 내뱉어 본다.

'니가 고생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