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헤어짐.. 그리고 공허함..
복싱 관장을 업으로 삼은지 8년차다.
그동안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있었다.
대부분 좋은 기억만 있어서 좋지 않은 기억따윈 마음에 담아 지지도 않는다.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어 기억에 남기려 기록해본다.
이 이야기의 주인은공 처음 상담하러 올때 혼자 올수 조차 없었던 이탈리아 에서온
엘레나 이다.
친해지고 들은 얘기지만 복싱장 올려고 근처까지 왔다 돌아가기를 두번.
줄넘기를 잘해야 할거 같아서 집에서 연습하기를 두 달.
그러고 입관 문의를 왔다고 한다.
처음 등록한 외국인 여자 회원이라 잘 가르칠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걱정 따위는 원투 펀치로 날려버릴 정도로
너무 잘 해내고 잘 어울렸던 엘레나.
복싱장 지박령 마냥 매일 두시간씩 열정을 불태우던 동갑내기 친구.
신규회원에게 먼저 말도 걸어주고 복싱장 마스코트 처럼 되어갈때쯤
개인 사정으로 이탈리아로 돌아가게 되었다.
보통 회원과의 이별은 아쉬움이 남기 마련인데(좀 더 잘해주지 못했던 마음..)
엘레나는 전혀 그런 아쉬움이 남지 않아서 좀 이상했다.
아직도 왜 그런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가기전에 들려서 이별 포옹을 하는데 엘레나가 펑펑 울어 버렸다.
고마웠다.
이 공간이.. 내가 그럴듯 하게 느끼게 해줘서..
2년뒤에 돌아올거라 말을 해서 그런가?
왜 아쉬움이 남지 않지?
2년 뒤에 다시 만날 확률보다 못 만날 확률이 높으리라 생각되지만
왠지 다시 만나게 될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엘레나가 언제나 어디서든 행복하길 빈다.
마지막으로 엘레나가 남긴 꽤 멋진 말을 적어본다.
복싱은 나에게 스포츠가 아니라 라이프 였다고..